나를 돌보지 않는 나에
어린 시절 행상 나간 어머니가 며칠 집으로 오지 못할 때면 불안은 굴린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어른들 말대로 젊은 어머니가 팔자를 고칠 생각에 남매를 버리고 가버리면 어쩌나 싶어 애어른 역할을 자처하였다. 가난한 삶에서 오는 고통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방어기제로 현실적 문제를 회피하던 정신적 퇴행은 조금씩 나이 들면서 줄어들었다. 어떤 외부의 공격도 내 힘으로 막아낼 수 있다는 자기 관리로 전체를 조망하며 상처를 아우르는 그림자까지 포용하게 되었다.